제목 : Cevahir Kafes (보석 우리/감옥/새장 정도에 해당하는 터키어입니다.) 사양 : 소설. A5. 펄지에 칼라인쇄 표지. DP. 74p. 19금(근친설정 BL) 내용 : 건담 더블오. 커플링 세츠알렐. 어느 사막, 술탄 소란 이브라힘과 그 형제 알렐루야의 이야기.
글 : 황금숲토끼 삽화 : 없음 가격 : 5,500원 예상 (가격이 생각보다 올라가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ㅠㅜ)
연재했던 글의 모음으로, 몇몇 장면이 추가되고 전반적으로 수정을 가했습니다.
통판/현매 예약해 주시는 분들의 경우 작은 특전이 준비됩니다.
물론 예약 안 하신 분들도 현매분은 사 가실 수 있습니다만, 통판을 고려하여 현매 권수를 정할 예정입니다.
견본 텍스트
序章
격자창 뒤가 술렁인다.
- '그 곳'의 문을 열라 하셨답니다.
- 어째서! 원래대로라면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술렁거리기만 할 뿐, 누구도 앞에 나서서 갓 즉위한 술탄을 막지 못했다. 잔인하고 단호하기로 이름 높던 선대의 그림자 때문이리라. 바예지드는 차를 쏟은 궁녀의 손목을 자르고 좋아하는 꽃나무의 가지를 꺾은 미동의 목을 꺾어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단호했기에, 가장 사랑하던 총희의 아이를 후계자로 정한 직후 다른 이십여 아들은 그대로 '방'에 갇혀야 했다. 바깥쪽으로 두꺼운 빗장이 달린 방에.
보통 '그 곳'이라고만 불렸다. 십대 후반의 장성한 아들들부터 간신히 젖을 뗀 갓난 것까지 모두 울부짖는 하렘의 어미들에게서 억지로 뜯겨져 나와 그 방에 들어 가야만 했다. 아이들을 집어넣고 닫힌 단단한 문은 무장한 경비병에 의해 지켜졌고, 하루 세 번 식량과 물이 넉넉히 들어가고 빈 그릇이 나올 뿐이었다. 총희의 아이에게는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스승이 주어 졌지만 같은 아비를 둔 이 곳의 아이들에게는 하루 중 잠시 들러 안의 창을 들여다보며 감시하는 눈길 외에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다.
간혹 제 피붙이를 잠시라도 보고 싶은 하렘의 여자들이 뇌물을 써 보려고도 했으나 술탄의 엄명을 받은 병사들은 어떤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장성한 왕자들을 위해 잠시 여자가 들어가기도 했다. 그녀들을 통해 손을 써 보려던 이들은 들키는 즉시 술탄에 의해 처단되었다. 몇 번의 사단이 난 후에야 대부분의 여인들은 체념했다. 체념하지 못했던 이들은 스스로 대궐 기둥에 목을 매고 죽어갔다.
죽어간 것은 어머니들만이 아니었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너무 혹독한 환경 속에 갇혀 있었기에 어리고 약한 것들부터 죽어나가기 시작했고, 안에서는 종종 누군가의 절규와 숨 넘어가는 소리, 살려 달라는 애원소리가 들리곤 했다. 물론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와도 병사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다만 간혹 '감시자'가 변고를 알리면 다른 병사들과 함께 시체를 꺼내는 일 정도는 했다. 소리소문 없이 퍼진 이야기로는 아마 이젠 살아남은 아이는 거의 없다고 했다.
어차피 살아남건 말건 달라지는 건 없었다. 총희의 아이가 술탄이 되는 날이면 그 방안의 누구건 결국 즉위식 날 바로 참수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반대의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 정말로 열 생각이라는 건가요?
- 밖에서 자랐기 때문이야. 법도를 모른다고 밖에는…
- 쉿! 경을 치고 싶은 게요?
총희의 아이는 그만 병에 걸렸다. 식은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던 아름다운 청년은 좀더 나이든 비슷한 얼굴로 절규하는 어머니의 품에서 목숨을 놓았다. 그리고 일주일 후, 어느새 같은 증상으로 앓아 누운 여인이 숨졌다. 궁의 사람들은 술탄을 응시했다. 근 몇 개월 간 같은 사람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늙어버린 술탄을.
방을 열 것인가? 십중팔구 발광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는 광인을 왕위에 올려야 하는가? 그런 시선을 무엄해 할 기운조차 없어진 술탄은 갑자기 사막을 향해 행차했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자신과 놀랍도록 닮은 소년 하나를 데려왔다.
- 말이야 바른 말이지, 베두인 여자에게서 얻었다지만, 얼굴만 같지 않았어도 술탄은 될 수 없었을 것 아니오.
- 조용히 해요. 그 패악을 보고서도 아들 아니란 소리를 하오?
- ……
갑작스레 나타난 술탄의 아들은 소란 이브라힘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살 기운을 잃은 선대가 세상을 떠나, 이브라힘이라는 이름으로 왕위에 올랐다. 무뚝뚝하니 말이 없는 성격까지 부왕을 빼다 박은 젊은 술탄은, 왕좌에 앉자마자 그의 출생을 의심하며 계속 몰아내려 들었던 늙은 신하 몇의 목을 직접 베어 버렸다. 실로 귀신 같은 칼 놀림으로.
그리고 미처 날이 다 지나기도 전에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명령을 내렸다. 바로 '그 곳' 누구라도 입에 올리기조차 꺼리던 왕자들의 방문을 열라고 지시한 것이다.
- 안에서 무엇이 튀어나올 줄 알고 저러는 거요.
- 다 죽었을지도 몰라. 아니어 봤자 미친놈이겠지. 어째서 열려는지 원…
군데군데 보이는 격자창 뒤에서 누가 어떤 소리를 하건 눈길 하나 주지 않고, 마침내 젊은 술탄은 나무로 만들어진 두꺼운 문 앞에 섰다. 이제껏 석상처럼 그 곳에 묵묵히 서 있던 병사들이, 술탄의 등장에 당황해 양 옆으로 물러나 엎드린다.
“열어라.”
모두 침을 삼켰다. 두려운 일이 아닌가. 잠시 눈치를 보던 병사 하나가 땅에 이마를 비비며 뭔가를 말하려 했다.
“가, 감히 말씀 드리옵기 외람되오나, 저 안에 있는 것은…”
“네 놈의 목을 치기 전에 어서 열어라.”
호통소리도 아니었다. 협박조차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사실을 통보하는 담담한 목소리였다.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지금 술탄이 빼 든 칼로 인해 일어나게 될 사실을 알려주는 것뿐. 잠시 갈등하던 병사가 몸을 일으켜 동료와 눈짓을 나누고는, 바깥에 걸린 빗장을 둘이 함께 들어올린다. 음식을 넣고 감시하는 것은 거대한 문에 딸린 작은 문이었지, 이렇게 문이 완전히 열리는 것은 아예 처음이었다.
“조, 조심하시옵소서.”
빗장이 걸려 있던 고리를 손에 쥐고 힘껏 당기자, 거의 십 년을 움직인 적 없던 돌쩌귀가 힘겨운 소리를 내며 간신히 돌아간다. 시종 두엇이 가세한 뒤에야 문이 좀 제대로 움직이고, 마침내 두꺼운 문이 활짝 열렸다.
모두 술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가운데, 젊은 술탄만이 방 안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 방 안에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많은 아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하나하나, 어쩌면 한꺼번에 가 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곳에는 그러나 악취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 오물은 치웠지만 제대로 된 청소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귀인들이 얼굴을 가리며 뒤로 물러나는 가운데, 바깥 세상에서 자랐기에 악취도 참상도 아무렇지도 않은 술탄만이 곧은 걸음으로 문 안에 들어갔다.
벽에 간간히 보이는 갈색 자국은 오물보다는 아주 오래된 피처럼 보인다. 그 옆 아래쪽에는 바로 전 끼니를 먹었는지 음식 찌꺼기가 든 그릇이 한쪽 구석에 놓여 있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옷가지들을 뭉치고 쌓은 곳이 아마 생존자의 잠자리 역할을 해 주었겠지. 그 사실을 입증하듯, 한 남자가 그 앞에 앉아 있다.
“살아남은 것은 너 혼자인가?”
제대로 자르지 않아 멋대로 흩어진 머리에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남자가 눈이 부신 듯 고개를 들어 술탄을 응시한다. 흔들리던 눈동자는 회색으로 한 쪽만 보이고 있었다.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말하는 것인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그 손을 향해 다가간 젊은 술탄은 악취에 찌든 그 손을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담담한 얼굴로 마주 잡아주었다.
“나는 네 왕이다.”
“……”
쉰 듯 꺽꺽 대는 목소리가 간신히 공기를 울린다.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술탄은 처음으로 미소 지으며 그 남자에게 말해주었다.
“그러므로 말해주마. 이제 더 이상 이곳에 있지 않아도 된다.”
오랫동안 갇혀 있던 자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차 올라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술탄은 조용히 손을 뻗어 자기보다도 훨씬 큰 그 어깨를 끌어안아 주었다. 어느새 결국 눈물에 젖은 뺨에 입을 맞추며, 술탄은 조용히 그의 귀에만 들리도록 그를 불렀다.
- 형제여.
원래 이름조차 잊어버렸던 청년이 처음 본 '형제'는, 그토록 찬란하게 서 있었다.
예약 방법 : 간단합니다. 여기 댓글을 남겨주시면 되고요, 통판 예약의 경우엔 일단 덧글 남겨주신 후 차후 정식 통판 글에 신청해 주시면 됩니다. 특전은 금요일 밤 12시까지 예약해 주신 예약자분들에게만 드립니다. 양해 바랍니다 >.<
덧붙여: 서플에 나가는 저 황금숲토끼의 책은 총 3권입니다! 이 책+개와 늑대의 시간+블러드러스트 나갑니다.
아울러 특전이 무엇인가에 따라 무언가가 더 붙어 나갈지도 모릅니다만 그건 정말 자그만 거라
어찌 될지 저도 모릅니다 ;ㅁ;
제목 : Bloodlust 사양 : 소설. A5. 110페이지. 인쇄본. 19금. 내용 : 건담 더블오. 커플링 세츠알렐. 19세기 영국의 한 신부와 흡혈귀 이야기. 공포물을 가장한 유혈 격투 에로물.
글 : 황금숲토끼 삽화 : Xena 님 가격 : 6000원(확정) 참여날짜 : 제8회 서드 플레이스 (11/1 양일). 감자밭 커뮤니티. 이 글상자는 절대 난나님 것을 베끼지 않았음(...)
1.
잠시 균형을 잡기 위해 비틀거리던 신부는 - 입고 있던 수단 자락을 밟는 바람에 사실은 아예 넘어질 뻔 했다. - 차마 상대를 향해 불평조차 내뱉지 못하고 간신히 균형을 잡아낸 뒤, 아마도 주정뱅이임에 틀림 없을 상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 저녁에 온 길바닥이 빗물로 흥건한데도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것을 보면 꽤나 팔자 좋은 사람 같았다.
"이봐요, 괜찮아요?"
허나 아무리 여름이라도 이런 저녁에 한데에서 비를 맞으며 자는 건 너무 위험하다. 귀족이라 해도 말할 것도 없지만, 의사 부를 돈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 이런 짓 하다 잘못 폐렴에라도 걸리면 그대로 죽어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알렐루야는 잠시 망설이다가, 예수님이라면 아마 주저 없이 이 술주정뱅이를 사제관으로 데려가 따뜻한 스프 한 그릇이라도 대접해 주셨을 거라는 결론을 낸 뒤 쓰러진 사람의 팔을 잡아 흔들며 불렀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돼요.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손에 무언가 묻은 것 같았다. 물론 빗물에 푹 젖은 사람을 만졌으니 당연히 물이 묻었으려니 했는데, 뭔가 감촉이 다르다. 순간 신부는 흠칫 놀라며 한 발 물러섰다.
"...이, 이봐요?"
떨리는 목소리로 상대를 부르며 손을 펴자, 뭔가 빗물보다 좀더 끈끈하고 붉은 것이 거기 묻어 있다.
"이봐요?! 어이!"
생각보다 훨씬 작은 어깨를 잡아 올려 얼굴을 들여다 본 순간, 알렐루야 신부의 호흡이 멎었다.
"...어린애? 얘야, 얘야 정신차려!"
2.
"난 절대 맹세를 어기지 않아. 그것만은 믿어도 좋다."
"세츠나?"
공황에 빠져 있던 눈동자에 서서히 초점이 맺히고, 아직도 어둠 속이기에 죽은 자들처럼 동공이 크게 벌어진 알렐루야의 시선이 세츠나에게 고정된다. 그 얼굴을 붙들고, 부들부들 떨리는 입술에 가만히 입맞춤했다. 차가운 흡혈귀의 피부에 흠칫 놀라는 알렐루야의 목을 품에 안고, 세츠나는 분명하게 다시 말했다.
"이렇게 찾아와서 피를 마신 건 너 하나뿐이다. 몸을 취한 것도 마찬가지다. 너 외의 다른 사람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
"네 말을 어떻게 믿지?"
"믿어라. 그 때 그랬던 것처럼."
3.
"이야, 이거 상당하시구만."
경악한 세츠나의 눈앞에서 '그'가 웃는다. 이제껏 알아채지 못했던 송곳니가 유독 뾰족해 보인다.
"...알렐루야?"
신부가 천천히 손을 거뒀다. 방금 전 세츠나의 손톱을 쳐낸 손톱이 마치 고양이과 야수의 발톱처럼 스르륵 잠시 말려 들어갔다가 휙 하고 튕겨져 나왔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에서 흉포한 금빛 눈이 비웃음을 담고 빛난다. 분명 아까까지 쓰러져 있던 알렐루야가 맞지만, 그 몸의 체취, 은근히 풍기는 단 혈향까지 그가 맞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이제는 아예 다른 사람이 된 '그'가 히죽 웃으며 말한다.
"글쎄? 좀더 다른 이름으로 해 보지? 흠, 어때? 할렐루야 정도면 적절하겠군."
알레한드로의 눈이 승리감으로 번득였고, 세츠나의 얼굴은 - 흡혈귀에게도 혈색이라는 것이 있다면 - 새파랗게 질렸다.
1. 블로그 연재분과의 차이 :
1) 프롤로그/에필로그 추가. (이전 에필로그 삭제 및 재작업)
2) 블로그에 이번주 안에 업데이트 될 외전 비밀번호 수록.
3) 기존 연재분의 비문/오타 수정
* 2번 책은 실수로 제가 가져야 할 소장본도 확보하지 못해 조금 더 찍게 되었습니다..만, 이 김에 원하시는 분은 게시물에 비밀글로 신청해 주시면 금요일 오전 10시 마감으로 참고하여 뽑아가겠습니다. 그 경우 2시까지 안 찾아가시면 일반 판매합니다.
3. 통판 관련 : 통판은; 정말 너무너무 부끄럽게도 제가 지금 각종 사정으로 인해 주문 후 2-5주가 지난 뒤에야 발송해 드리고 있는 형편이라서 차마 통판 한다고 말씀드리기도 조심스럽습니다만; (OTL 이런 수치스런...죄송합니다 정말로 ㅠㅜ 근데 5주는 정말;;; 죄송합니다 그때 정말 너무 스케쥴이 안 좋았습니다 ㅠㅜ)
늦게 와도 괜찮으니 난 통판이 좋아! 하시는 분들에 한해 행사 후 통판하겠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행사 후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목 : 개와 늑대의 시간 사양 : 소설. A5. 80페이지. 인쇄본. 19금. 내용 : 건담 더블오. 커플링 그라닐. 1972년 미국의 두 사람. 액션 스릴러를 가장한 초신파 연애물.
글 : 황금숲토끼 가격 : 4천5백원 참여날짜 : 제7회 서드 플레이스 (8/29~8/30 양일). 감자밭 커뮤니티. 이 글상자는 절대 난나님 것을 베끼지 않았음(...)
1.
그라함은 잠시 혀로 입술을 축였다. 저 자가 말한 것이 이루어진다는 생각만 해도 입술이 말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말은 해야만 했다.
"난 네놈을 쫓을 거다. 네놈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해도 거기 있을 거고, 빌어먹게도 회개하는 바람에 주님께서 천국에 맞아들인다고 해도 머리끄댕이를 잡아당겨 내가 떨어질 지옥으로 같이 끌고들어가 주지. 물론, 라일 디란디의 시체 위에서 작업을 시작해도 좋겠군. 전혀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이해했나?"
상대는 잠시 아무 말이 없었지만 그라함은 오히려 눈이 완전히 가려진 까닭에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놈은 그라함을 있는 힘껏 노려보고 있었고, 아마도 쏠지 말지 망설이는 중이었다. 하지만 자기 목숨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소중한 것을 위협받았다는 분노가 그라함의 전신을 감싸고 있었고, 그 강렬한 의지가 오히려 상대의 총구를 붙드는 걸림돌이 되어 있을 터.
2.
어느새 다가온 선명한 초록색 눈동자가 창가에서 비쳐오는 석양빛을 받아 오렌지색으로 엷게 물들어 있었고, 그라함은 그 눈동자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대체 앞에 서 있는 이 아름다운 생물은 온순한 개일까, 목줄기를 물어뜯기 위해 짐짓 얌전한 척 하고 있는 늑대일까.
목에 흰 팔이 걸쳐졌고, 입술이 다가왔다.
"당신, 키스를 해 보면 안다고 했었지?"
언젠가 눈을 가리고 손을 묶은 채 이 쪽을 비웃던 바로 그 목소리가 조용히 속삭인다. 단지 두 팔을 어깨 위에 얹었을 뿐인데, 마치 꼼짝없이 묶였던 그 때 같은 압박감이 느껴졌다.
"해 봐요."
"경고해 두지. 이런다고 바뀌는 건 없을 걸세."
"그렇겠지. 어차피 당신은..."
뒷말이 이어지기 전, 먼저 키스를 시작한 것은 그라함이었다.
3.
"사랑해, 그라함 에이커."
남자의 눈이 커진 것과 그가 소총을 내려놓은 것은 거의 동시였다. 은빛 총신이 바닥에 부딪친 순간, 그라함의 눈에 또다른 반짝임이 들어왔다. 왼손에 들린 것이 권총임을 확인하고 거의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어쩌면, 조금이라도 훈련받은 그의 반사신경이 둔하게 작용해 주었다면 그는 총을 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다음 순간 자신의 목숨이 사라졌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아마 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날붙이처럼 날카롭게 다듬어진 그라함 에이커의 반사 감각은 그 즉시 위험신호를 날렸고, 세 방의 총탄이 그라함의 콜트 밖으로 뛰쳐나와 상대의 몸을 찢고 지나갔다.
연재분과의 차이 :
1. 기존 연재분의 비문/오타 수정
2. 그라함의 입주장면 추가 (연재분 1회 분량)
3. 베드신을 포함한 몇몇 장면 더 추가 (연재분 1회 분량 이상)
드디어 날이 시원해졌습니다.(......) 지독했던 감기도 많이 가라앉았고요, 무엇보다도 우체국이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간 것을 알고 좌절했던 제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회사 옆의 편의점에서 우체국 등기 비슷한 가격에 택배를 맡아주는 것을 발견거든요. 후 =_= 고로 약간의 제한이 생겼습니다.
1. [개와 늑대의 시간]은 제 사정상 택배로 도착합니다. 고로, 수령주소는 반드시 "택배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택배를 위한 연락처도 병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택배 수령이 힘든 분들께서는 11월 서플에 나갈 예정이오니(당첨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안 되면 위탁이라도 부탁드릴 생각이 있습니다 OTL) 그 때 구매하시거나 지인 등을 통해 대리구매하시기 바랍니다.
2. [개와 늑대의 시간] 포장지에는 [성인 구매자 한정 특전]이라는 문구가 들어갑니다. 미성년자의 구매를 막기 위한 조처입니다. 정말 고민했습니다. 나름 고육지책입니다. 대부분 택배가 도착하는 시간대에 미성년자 여러분은 학업에 열중하시고 계실 테니, 미성년자분이 구입하실 경우 저 문구가 어느 분 눈에 띄게 될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위 문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성인임을 인증할 수 있는 그 어떤 정보라도mayrabit*naver*com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주소 수집을 막기 위해 골뱅이와 점을 별로 변형했습니다.)
3. 예약자 여러분들께서는 다음의 정보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입금액
2) 입금주명
3) 요청권수
4) 주소+우편번호
5) 연락처(택배용) - 관리 사무소 등 맡기는 곳에 대한 기록 사항도 환영합니다.
6) 성인 인증 정보를 보내주실지 안 보내주실지 (정보 자체는 메일로 보내주세요)
* 가격 : 책값 4,500원 + 우송료(등기) 3000원입니다. 2권까지는 경우 그냥 3000원 받구요.
3권 이상이 되면 500원씩 추가하겠습니다.
통판 요청 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댓글에 위 정보를 남겨주신 후 돈을 우리은행 1002-531-660157 (유*은. 본명은 가리겠습니다. 요 두글자 보시고 확인하세요.)에 입금해 주시면 됩니다. 최대한 빨리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래 걸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통판으로 구입해 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리고요
사랑해 주신 여러분 덕에 많이 팔렸지만 요번엔 권수를 과감하게 뽑아서 재고가 좀 있네요 : ) 잘 부탁드립니다. (굽신)
글: 황금숲토끼
표지 및 삽화: Xena 님
사양: 컬러표지/ 내용 50페이지에 약간 더 추가(삽화 포함)
가격: 4,000
내용: 세츠나/알렐루야 커플링 19금 팬픽션 (단편 하나 제외 전량 웹 미공개글)
서플과 달리 19금 부스가 분리되지 않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구매자 분께서는
각종 신분증이나 학생증 등 나이를 확인하실 수 있는 것을 갖고오셔야 합니다.
통판 예정은 없습니다. 판매전 외 제게서의 구입 루트는 저와 직접 만나 받으실 수 있는 분에 한정합니다. 행사에 오지 못하시는 분께서는 지인에게 부탁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하던 통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또다른 통판을 할만큼 뻔뻔하지 못합니다 ㅠㅜ)
일러스트레이터 편집이 익숙하지 못해 좀 까다롭긴 한데 예쁘군요.
(직접 출력해 본 결과 출력물이 더 예쁩니다)
- 전략
"세츠나?"
이 쪽으로 다가오지 마. 방금 전 그를 그렇게 원했는데도 이제 와서 이렇게 대면하자, 세츠나의 마음 속에 오히려 두려움이 앞선다.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괜찮아?"
슬픔과 걱정에 가득 찬 얼굴로 묻는 모습이 무서울 정도로 낯설어, 세츠나는 고개를 서서히 저으며 뒤로 물러났다. 문이 등에 닿을 때까지 물러서서 다가오는 알렐루야를 그저 바라보고 서 있을 뿐이다.
"세츠나..."
알고 있나? 지금 내게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오는 네가 무섭고 두려울 정도로 난 널 원한다. 그의 죽음으로 네가 날 원망한다 해도, 저주한다 해도, 내 잘못을 일일히 지적하며 몰아붙인다 해도, 혹여 이런 나를 지금 네가 거부한다 해도 네 의사따위 듣지 않고 범해버릴 만큼 네 체온과 품이 필요하다. 그걸 알고 이 곳에 온 것인가? 내 방에?
주황색 장갑에 휩싸인 손이 이 쪽으로 다가오는 순간, 푸른 장갑이 거칠게 손을 낚아챈다. 알렐루야의 팔이 그 힘을 받아들여 세츠나의 등을 거세게 끌어안았고, 물어뜯을 듯한 기세로 입술과 입술이 얽히고, 무참하게 섞인 혀가 아무 의미있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드나들었다. 간신히 입술을 떼고 다시 한번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묻는 듯한 세츠나의 시선에 알렐루야는 눈을 내리깔며 수긍했고, 어떤 추궁도 질책도 없는 그 순수한 용인에 세츠나 안의 너덜너덜해진 야수가 포효를 내질렀다.
- 후략
* 더블오 온리전(판매장소) 정보
날짜 ◇ 2009년 5월 31일 일요일
장소 ◇ 충무 아트홀 1층 컨벤션 센터
시간 ◇ 서클 참가자 입장(11시), 일반 참관객 입장(12시 30분) ~ 판매전 종료 4시 30분
☆회지 사양 제목: CADET BLUE 분량: 약 90페이지 등급: 19금 사양: 색지/흑백표지, 삽화 없음, 떡제본 카피북 가격:3,500 원
☆내용 교정된 Cadet Blue 본편 (교정 이전본은 아발론/모르간의 비밀서고에서 열람 가능하십니다.)
동굴곰양의 Cadet Blue 별전 수록
☆연재기간의 이유로 본편 8권 이후를 배경으로 한 가상 스토리입니다. 원작과 스토리 흐름이 다른 점이 있습니다.
☆ 샘플 텍스트 by 황금숲토끼
반쯤은 진심으로, 어느새 더없이 놀란 충실한 부하의 얼굴을 한 로이가 물었지만, 야수는 이번만은 넘어가 줄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아직도 남자의 입 끝에 달려 있는 사람 좋은 웃음은 조금도 변함없었다. 그러나 그 위에 자리한 눈은, 그 눈동자는-
"그래. 여기 있는 친구들을 다 죽인다 해도 답하지 않겠지."
"각하, 무슨 일인지 말씀해 주셔야 답해드릴 수 있습니다."
어느새 대총통의 뒤를 따라 들어온 경호대가 사무실 안에 진입했다. 그대로 호크아이에게서 물러선 외눈의 남자는 로이 앞으로 성큼 성큼 걸어왔다. 그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졌다고 생각했을 때.
"실내에서도 장갑인가."
손목에 와 닿는 감촉에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릴 뻔 했지만 간신히 자제해 냈다. 그런 사소한 불쾌감의 표현이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발, 아니 단 한 치라도 잘못 딛으면 파멸이다. 틀림없이.
"아뇨, 평소에는 끼지 않습니다만."
견고하게 쥔 손의 엄지가락이 참을 수 없으리만치 부드럽게 손목을 쓴다. 무언가 말하려 숨을 들이쉬는데 천천히 손목에서 손으로 올라온 야수의 앞발이 무섭게 힘을 가한다. 손가락을 잡은 채 그대로 틀어서,
"...!"
우둑, 하는 울림 끝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것은 상상 이상의 고통과 충격 때문이었다.
☆ 샘플 텍스트 by 동굴곰
"말해보게, 머스탱 대령. 엘릭 형제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
순수한 놀람이 잘 갈린 흑요석 위에 뿌려진 향유처럼 커다랗게 떠진 검은 눈동자의 표면에 흘러내리는 것을, 브래드레이는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다보았다. 몇 번의 깜박임 속에서 놀람은 당혹으로, 의문으로, 속눈썹의 떨림만큼이나 재빠르게 주판알이 튀겨진다.
그리고, 보라.
"질문은 그것이었습니까."
남은 것은 기름을 먹여 지나치게 번들거리는 불투명한 검은 돌. 곤란하다는 듯, 조금은 분하다는 듯, 일부러 손의 자유를 빼앗은 수갑을 절그렁거리며 남자가 항변한다.
"그런 것이었다면 이런 처사를 하실 필요도 없이 미리 물어봐 주셨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러셨습니다, 각하."
"그랬나?"
"예. 엘릭 형제는 지난달 말부터 연락이 두절되어 행방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알고 있...커헉!!"
잡힌 어깨가 앞으로 끌어당겨진 것과 브래드레이의 무릎이 명치를 치고 들어온 것은 동시의 일이었다. 군사격투 훈련이나 실전 때 명치를 맞은 적은 몇 번 있지만 이만큼 숨이 멎을 듯 아픈 적은 없었다고, 신음과 위액을 동시에 토하는 머리 한구석에서 우습도록 냉정하게 판단했다. 다른 한구석에서는 혀를 깨물지 않아 다행이라고, 또 다른 한구석에서는 역시 속아줄 사람은 아니었다고 속삭인다.
이 짐승은, 오직 죽이기 위해서만 사냥에 나선다 - 고.
"몹쓸 사람이로군, 대령."
손을 놓은 순간 침대에 나동그라진 로이를 내려다보며 브래드레이가 쯧, 혀를 찼다.
"더 이상 자네에게서 모르겠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분명히 말했건만."
"...모르는 것을...모른다고 답변드릴 수밖에..."
이미 올무에 완벽하게 걸린 주제에, 빠져나갈 구멍 따위 없음을 체득시켜 주었음에도, 그의 사냥감은 여전히 으르렁거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브래드레이는 가슴 밑바닥에서 치밀어 오르는 너털웃음을 참기 위해 어금니를 깨물었다.
아아, 대령. 자네는 정말로 사랑스러운 사냥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