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1일동네 페스타에 참가하는 스타워즈 팬픽션 모음집입니다. 개인적으로, 몇 년전 계획중에 불발된 아쉬움이 있어 그럭저럭 상황되는 지금, 늦게나마 밀어 붙입니다. 고리짝의 추억모음입지요. 고로, 예약해주신 수량+5만 뽑습니다(...) 장독 뚜껑이나 적절한 냄비 받침이 필요하신 분은 기탄없이 예약해주십사... 이 포스트 댓글란에 비밀글 체크하시고, [직수령] 또는 [통판] 머릿말을 다신 뒤, 구입 부수와 수령자 아이디를 남겨주세요.
ex) [직수령] 1부/누구누구 or [통판] 1부/누구누구
그리고 통판은 행사 후 자세한 추가 공지 올리겠습니다. 참, 예약은 12월 5일 월요일 오후 11시 55분까지 받습니다.
.......애미리스한 출력부수였다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추가 출력합니다. 4월 1일 동네페스타 3회에 들고 갑니다. 이 포스트 댓글에 예약글 올려주시면 되고요. 포스트 댓글란에 비밀글 체크하시고, [직수령] 또는 [통판] 머릿말을 다신 뒤, 구입 부수와 수령자 아이디를 남겨주세요. 예약은 2012년 3월 25일 일요일 23시 55분까지 이고, 이번에도 예약수+2~3권만 뽑습니다(....)
제목 : Time limit 사양 : A5 / 소설 / 컬러유광 표지 / DP본 / 삽화없음 / 전연령논커플~여성향19금(주로 아나오비) / 260p이상 /10,000원 소개 : 2005년~2007년 사이의 스타워즈 2차 창작 단편들과 중편 Time limit, 운디네 완결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개그, 시리어스, 앵스트, AU, If only, 등등이 혼재.
통판 예약하신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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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체크는 필수입니다! 성인인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폰카로 민증을 찍어 메일로 보내셔도 좋고 (민번 뒤의 7자리는 반드시 지워주세요!! 그으런 개인정보는 본의 아니게 봐버리는 쪽도 모옵시 곤란하단 말입죠. 보고싶지 않아요, 네버!!;;) 대학이상 교육기관에 소속된 분이시라면 해당학교 이메일로 간단한 인증메일을 주셔도 좋습니다. 더 씽크빅한 방법이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 아니 이게 아니고;; 암튼간에 인증샷or메일보내실 주소는 lirin17@naver.com 입니다.
*이전에 감자밭 커뮤니티에서 인증을 한 번 하신 적이 있으시다면 해당 회지와 닉네임을 살짝 말해주세요. 두 번 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우송료(3,000)+회지 가격(10,000)=13,000원을 입금계좌KB은행 277-24-0035-373 예금주 박*연 로 넣어주시면 됩니다. 계좌 확인하는대로 댓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제목 : Time limit 사양 : A5 / 소설 / 컬러유광 표지/ DP본 / 삽화없음 / 전연령논커플~여성향19금(주로 아나오비) / 265p /10,000원 소개 : 2005년~2007년 사이의 스타워즈 2차 창작 단편들과 중편 Time limit, 미완이었던 운디네의 완결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개그, 시리어스, 앵스트, AU, If only, 등등이 혼재.
“카운슬이- 아니, 제다이 오더가 젊은 스카이워커를 위력적이고도 효율높은 전투병기로써 십분 활용하고있는 이상 그에게 상응한 배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한다 말하고 싶은가, 마스터 케노비?”
일자로 굳게 다물리는 오비완의 입술이 어떤 대답보다 확실하게 지금 메이스가 급소를 찔렀음을 웅변하고 있다.
여직도 변질되지않고 우직한 이 제다이 마스터의 꾸밈없이 신실한 면모에 카운슬 수장은 내심 쓰게 웃었다. 스스로의 말대로 오비완은 메이스와 '교섭'을 할 생각 따윈 추호도 없었던 게지. 협상가로써의 마스터 케노비가 얼마나 교활해질 수 있는지를 아는 만큼, 눈앞의 속일 줄 모르는 표정이 신선하다. 오비완에게는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콰이곤의 어린 파다완 같은 데가 있었다. 그건 일종의 습관 같은 미련, 고집, 그리고 자각 없는 집착에 가까운.........
“아닙니다, 마스터 윈두.... 감히 그런 생각을....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고는 못해도..... 그래요, 거기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깊이나 정도가 아니라 방향을 얘기하고 있는걸세, 마스터 케노비. 제다이 마스터는 그런 식으로 사고하지 않지. 우리가 서약한 헌신이란 무엇을 일러 말함인가.”
“무상의, 대가없는 헌신.”
“시련(trial)은 한 번 통과했다 해서 그치는 게 아니지. 우리가 가는 길이란 특히.”
“확실히 그렇습니다, 마스터 윈두. 제가 경솔했어요.”
“자넬 탓하는 게 아닐세......”
문득 메이스 윈두는 눈앞의 사내가 요 몇 년 사이 부쩍 나이가 들었음을 깨달았다. 아직 40도 되지않은 이 제다이의 귀밑머리는 하얗게 센 새치로 희끗하였고 눈가에 자리 잡은 가는 주름은 전쟁이 해를 거듭할수록 또렷하다. 젊음과 그림자 속에 개켜서 밀어내버린 고뇌들을 전쟁의 제단에 바치고, 대신 얻은 것이 자주 웃고 한결 여유로워져서 병사들과 동맹의 신뢰를 쉬이 얻는 공화국 제너럴의 얼굴이었다. 언젠가부터 오비완의 '표정'이 되어버린 제너럴의 얼굴. 언제부터였더라.
물론 메이스는 답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황톳빛 하늘, 메마른 땅, 지오노시스에서 두쿠를 추적해가던 제다이의 결연한 얼굴.
"적과 아군, 보듬어야 할 아이, 지켜야 할 둥지. 이 전쟁은 제다이 오더의 트라이얼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떤 가치를 지향하며 무엇을 놓아보내야 할까, 생각해 본 적 있나? 예언의 진정한 의미까지 더해서."
"마스터...."
“이 얼마나 무서운 모순인가, 제너럴 케노비. 자네는 병사로써 피를 묻힌 스카이워커에게 제다이의 가치를 반복해 들려줄 수밖에 없어. 그리고 마스터로써 내게 자문했지만 역시 돌아가는 건 같은 대답 뿐이다. 그리고 자네에게 결벽한 제다이로써의 가치를 설파한 나 자신은 자네들을 다시 피비린내 나는 전장으로 내모는 게야. 헌데 이 악순환의 기저 어디에서도 제다이 코드에 부합하는 가치나 의미는 찾을 수 없네. 이건 전쟁과 군대의 논리야. 이 전쟁을 끝내기위해,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우린 전쟁 그 자체를 배우고 있어. 그게 우리 행동이지. 그러나 우리의 말과 정신은 그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아니, 인정할 수 없지."
오비완은 조용히 시선을 내리깐 채 깊은 상념에 잠기고 있었다. 어깨위에 지워진 숙명의 무게를 새삼 인지한 그는 고독해보였다. 윈두 자신도 저러할까? 어긋나고 어긋난 끝에 경보음을 울리기 시작한 거대한 덩치의 멀지않은 파국을 예감하는 순간, 제다이 마스터라면 누구나 저런 기척으로 시선을 흘리는 것일까.
-아무래도 좋다 이거야.
끈질기게도 오랫동안 비전을 뵈주고있는 포스 속에서 아나킨의 의식은 지치고 또 지친 채 아무도 들어주지않는 독백을 공허하게 되씹었다.
아무것도 잃지않은 미래, 파드메, 오비완, 아이들. 그것만으로도 결단코 이길로 오리라 다지고 또 다져진 결심과 별도로 한창 새파란 나이의 잘나가는 청년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자신의 미래상에 좌절 중이었다.
기어이 파드메의 턱짓 한 번에 흠칫하며 내가 뭘 잘못한 게 있었나 쩔쩔매는 공처가로 전락한(!)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그렇다치자고.
.....사실 지금도 파드메가 맘먹고 노려보면 제대로 눈을 못마주치니까.....가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가 건강히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공처가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 기왕이면 '애처가'로 통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이 있지만서도.
기계의수 위에다 방수재를 꼼꼼히 덧씌우며 <요즘 주방세제는 너무 독하단말야 옛날 자연*이 좋았는데...>중얼거리는 미래의 자신을 애써 외면해본다. 하는 김에 마치 피부의 일부인양 착 들어맞게 걸치고있는 하늘색 에이프런과 에이프런 안의 츄리닝도. 남빛 등짝에 또렷이 박힌 <중앙동 조기축구회 88기>의 형광주홍글씨가 슬펐다.
또한 오비완의 세 마디 이상가는 잔소리에 목말라 저 좀 봐줘염 마스터 모드로 부비적거리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도 뭐 그렇다치자.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그의 잔소리가 갑자기 그치면 그건 그거대로 쬐에끔 쓸쓸할거야, 아암. 그래서 그런거지 딱히 미래의 자신이 버스 지나간 뒤 손 흔드는 꼴이 된 건 아니다. 그렇고말고. 오비완 케노비는 어디까지나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마스터였지 이제 막 걸음마 배운 루크나 레이아의 마스터가 아니란 말이닷. 그러니까 루크만 한없이 얼르지 말고 이쪽도 좀 신경써 달라니까요오오오오!!!......가 아니라, 당신, 미션은 안 나가는거야? 어째 애들이 온 뒤로는 코루산트에서 1박 2일 이상 떨어진 데로 미션 나가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애. 아니 그전에 미션 자체를 잘 맡지도 않고 어지간한 의뢰는 무조건 아나킨에게 돌려버린다. <속가제자의 미션에는 박봉이나마 꼬박꼬박 수당이 더해지는 거 알지? 분유값 벌어올 기회를 양보해주겠다는데 불만있냐?>
미션 중에 그만 갈비뼈 하날 분질러먹고 끙끙대며 돌아온 자신에겐 <저런, 조심하지않고서.>로 끝낸 오비완이 이유식에 살짝 체한 레이아가 울먹이며 먹은 걸 토해내자 새하얗게 질려서 대뜸 애를 들쳐업고 메디컬센터로 달려와 힐러들에게 <아이가 아픕니다! 약 1시간 28분 전에 크림과 크랜베리를 먹였는데 먹인지 1시간 쯔음에 하품을 두 번 연달아했고 10분 후에 한 번 더, 졸린걸까 지레 짐작하고 눕혔더니 조금 보챘고 20분 전에 낯빛이 변해 울면서 모두 토해냈어요! 이마에 열이 있고 손발은 찹니다. 가벼운 식체입니까? 혹시 심각한 증상입니까? 기본예방접종이야 모두 마쳤습니다만. 애엄마는 아직 직장에 있는데 연락을 할까요? 애아빠는 옆 병실에 누워있을겁니다. 뭐라더라? 아, 가벼운 골절상이니 아이 돌보는데는 전혀 지장없어요>....라 두다다 퍼부은 날, 미래의 아나킨은 조용히 베갯잇을 적시며 자신의 운명을 겸허하게 받아들인 것 같았다.
....그의 자식사랑이 손주사랑으로 후루룩 옮겨가버린 속도는 참으로 경탄할만했다. 제다이마스터의 '보냄'은 그토록 무서운 것이다...
처음 오비완은 짓궂은 퀼레보른의 경고를 알아듣지 못했다. 갓 얻은 영혼의 눈부신 전율은 그가 본래 가지고있던 정령의 청각조차 흐리게 했으며 영주가 가르친 인간의 열은 흐려진 감각 위에 단단한 옹벽을 세워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의 침실에서 겨울을 하릴없이 지나보내며, 얻은 영혼이 나날이 자라나는 경이와 난폭하리만치 격렬하게 쏟아지는 욕망에 정신없이 휘말려 있는 동안 오비완은 퀼레보른의 물방울 소리를 알지못했고, 듣지못했으며, 들으려하지 않았다.
[드디어 네가 내 소리를 듣는구나, 어리석은 정령아.]
"난 인간이다. 퀼레보른."
[그래, 마침내 그리 된 거 같다. 오비완, 아직 뺨이 붉어. 많이 아프더냐?]
"아프지않아."
[대신 '마음'이 아프겠지.]
"각오한 일이다."
[어리석기는. 뭘 알고 뭘 짐작해서 뭘 각오했단 얘기지? 홀로 깊고도 오래도록 괴어있던 샘의 정령들은 대개 너처럼 어리석다. 인간의 금빛 영기에 쉽게도 홀려서 결국 제 명을 다하고 인간과 함께 바스라지고 말지. 마법의 겟슈(geis : 금기, 제약)란, 범해지기 위해 존재하는 거란다.]
"나의 영주는 그러지 않을 거야."
[들어봐라, 고집스런 운디네. 인간과 함께 백 년 천 년을 흘러온 강물의 퀼레보른이 얼마나 많은 운디네의 눈물을 삼켜왔는지 아니? 얼마나 많은 기사들이 겟슈를 어기고 제 정령에게서 제 영혼을 뺏은 뒤 저승의 강을 건너갔는지 알고있니? 애닯고 절절한 사랑조차도 그들을 구하지 못했단다.]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괜찮을 거다."
[바보같은 정령아, 너의 영주는 본시 인간이었고 너는 그에게 영혼을 나눠받아 잠시 인간이 되었을 뿐이니, 다만 하늘과 대지가 영원히 서로를 껴안을 수 없는 것처럼 그와 너도 언젠가 절로 제자리에 돌아가리란 얘기였단다. 네가 그를 사랑한들, 그가 너를 사랑하지 않은들, 그게 너희 운명에 무슨 관계가 있겠니.]
"나의 영주는 선택받은 이니까, 퀼레보른. 그는 달라. 내게 함부로 말하지 마라."
[웃기는구나. 어찌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가 너를 위해 너와 함께 너희의 샘을 함께 걸으며 영원히 지켜주리라 생각하는 거니.]
"네 말대로, 애정과 상관없이 그러리라 맹세한 그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네 사랑에 네 눈이 멀었구나, 오비완.]
인간으로 화한 정령은 잠시 오두마니 앉아 우물 아래서 울리는 물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흐린 새벽달이 푸르른 미명속으로 녹아들고, 흠씬 젖은 금발이 머금었던 물기를 한 방울 툭- 하고 다시 떨구었을 때에야 그는 소스라치듯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외진 안뜰을 등졌다. 서둘러 걸친 로브 자락이 불안하게 흐트러진 위에, 퀼레보른의 마지막 속삭임이 방울지고 있었다.
[그러니, 한때 정결했던 운디네여. 너의 영주가 겟슈를 범하기 전에 네가 먼저 그를 깊은 잠으로 이끌어주렴. 그 선택받은 영혼을 네 손으로 거둬주렴. 그러기 위해 빚어진 네 운명일지도 모른단다.]
어둠이 내리는 순간마다, 침묵이 깔리는 순간마다 아나킨은 그 얼굴을 보고, 선고를 들었다.
은은히 비통함을 비추는 엄숙한 얼굴, 너무 늦어버렸노라 중얼거리는 목소리.
다크사이드의 예지라고? 아니야. 그렇지않다. 난 알아.
-포기하고 달아나버려. 그러면 괴롭지 않아도 되지. 실은 그를 증오했잖아.
파드메처럼 속삭이는 아나킨. 이것이야말로 내 안의 다크사이드다. 어쩔 수 없으니까 포기하라 종용하는 소리,
-괜찮을 거야. 아직 파드메가 남아있어. 가장 소중한 그녀가. 그러니까 한 번쯤 더 잃은들 어때. 어차피 약한 것은 죽어나가는 법이다 아나킨. 너보다 약한 제다이 따윈.......
NO! 그렇지않아. 그는 강해. 내가 전혀 강하지않은 곳에서......그는 강해. 그런 그를 부러워하면서도 애써 부인하고, 질시하면서도 사랑했어.
-그럼, 그러니까 여기서 죽어버리라 그래. 네가 영영 손에 넣지못할 강함 같은 건.
안 돼. 그를 사랑해. 친구처럼, 형제처럼, 아버지처럼. 그리고 그 모두를 합친 것 이상으로.
"춥지요.....?"
한계까지 시달린 신경은 괴이하게 뒤틀리고, 사리를 분간하는 이성은 조용히 나락에 가라앉아 희미해진다. 꼭꼭 싸맨 가슴 저 안의 가장 순수한 아나킨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너무 추워요 마스터. 아니, 오비완. 도와줘요. 나를 놔두고가지 말아요.
물어도 대답은 없었다.
호소해도 대답하지 않겠지.
흐느껴도 아무 말 않을거야.
보아주지도, 대답하지도 않고 서서히 죽어가고 있어.
떨면서 조금 핥아올린 귓불이 애틋하도록 보드랍다. 아나킨은 정신없이 그 작은 온화함에 매달렸다.
지난밤, 물에 축인 천으로 수도 없이 그의 신열을 닦아주었던 것처럼 그의 드러난 턱선과 목덜미를 찬찬히 쓸어내려본다. 축축하게 서늘한 피부가 조금씩 품어가는 죽음에, 아나킨은 다시 한 번 전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