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Cevahir Kafes (보석 우리/감옥/새장 정도에 해당하는 터키어입니다.) 사양 : 소설. A5. 펄지에 칼라인쇄 표지. DP. 74p. 19금(근친설정 BL) 내용 : 건담 더블오. 커플링 세츠알렐. 어느 사막, 술탄 소란 이브라힘과 그 형제 알렐루야의 이야기.
글 : 황금숲토끼 삽화 : 없음 가격 : 5,500원 예상 (가격이 생각보다 올라가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ㅠㅜ)
견본 텍스트
序章
격자창 뒤가 술렁인다.
- '그 곳'의 문을 열라 하셨답니다.
- 어째서! 원래대로라면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술렁거리기만 할 뿐, 누구도 앞에 나서서 갓 즉위한 술탄을 막지 못했다. 잔인하고 단호하기로 이름 높던 선대의 그림자 때문이리라. 바예지드는 차를 쏟은 궁녀의 손목을 자르고 좋아하는 꽃나무의 가지를 꺾은 미동의 목을 꺾어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단호했기에, 가장 사랑하던 총희의 아이를 후계자로 정한 직후 다른 이십여 아들은 그대로 '방'에 갇혀야 했다. 바깥쪽으로 두꺼운 빗장이 달린 방에.
보통 '그 곳'이라고만 불렸다. 십대 후반의 장성한 아들들부터 간신히 젖을 뗀 갓난 것까지 모두 울부짖는 하렘의 어미들에게서 억지로 뜯겨져 나와 그 방에 들어 가야만 했다. 아이들을 집어넣고 닫힌 단단한 문은 무장한 경비병에 의해 지켜졌고, 하루 세 번 식량과 물이 넉넉히 들어가고 빈 그릇이 나올 뿐이었다. 총희의 아이에게는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스승이 주어 졌지만 같은 아비를 둔 이 곳의 아이들에게는 하루 중 잠시 들러 안의 창을 들여다보며 감시하는 눈길 외에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다.
간혹 제 피붙이를 잠시라도 보고 싶은 하렘의 여자들이 뇌물을 써 보려고도 했으나 술탄의 엄명을 받은 병사들은 어떤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장성한 왕자들을 위해 잠시 여자가 들어가기도 했다. 그녀들을 통해 손을 써 보려던 이들은 들키는 즉시 술탄에 의해 처단되었다. 몇 번의 사단이 난 후에야 대부분의 여인들은 체념했다. 체념하지 못했던 이들은 스스로 대궐 기둥에 목을 매고 죽어갔다.
죽어간 것은 어머니들만이 아니었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너무 혹독한 환경 속에 갇혀 있었기에 어리고 약한 것들부터 죽어나가기 시작했고, 안에서는 종종 누군가의 절규와 숨 넘어가는 소리, 살려 달라는 애원소리가 들리곤 했다. 물론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와도 병사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다만 간혹 '감시자'가 변고를 알리면 다른 병사들과 함께 시체를 꺼내는 일 정도는 했다. 소리소문 없이 퍼진 이야기로는 아마 이젠 살아남은 아이는 거의 없다고 했다.
어차피 살아남건 말건 달라지는 건 없었다. 총희의 아이가 술탄이 되는 날이면 그 방안의 누구건 결국 즉위식 날 바로 참수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반대의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 정말로 열 생각이라는 건가요?
- 밖에서 자랐기 때문이야. 법도를 모른다고 밖에는…
- 쉿! 경을 치고 싶은 게요?
총희의 아이는 그만 병에 걸렸다. 식은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던 아름다운 청년은 좀더 나이든 비슷한 얼굴로 절규하는 어머니의 품에서 목숨을 놓았다. 그리고 일주일 후, 어느새 같은 증상으로 앓아 누운 여인이 숨졌다. 궁의 사람들은 술탄을 응시했다. 근 몇 개월 간 같은 사람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늙어버린 술탄을.
방을 열 것인가? 십중팔구 발광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는 광인을 왕위에 올려야 하는가? 그런 시선을 무엄해 할 기운조차 없어진 술탄은 갑자기 사막을 향해 행차했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자신과 놀랍도록 닮은 소년 하나를 데려왔다.
- 말이야 바른 말이지, 베두인 여자에게서 얻었다지만, 얼굴만 같지 않았어도 술탄은 될 수 없었을 것 아니오.
- 조용히 해요. 그 패악을 보고서도 아들 아니란 소리를 하오?
- ……
갑작스레 나타난 술탄의 아들은 소란 이브라힘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살 기운을 잃은 선대가 세상을 떠나, 이브라힘이라는 이름으로 왕위에 올랐다. 무뚝뚝하니 말이 없는 성격까지 부왕을 빼다 박은 젊은 술탄은, 왕좌에 앉자마자 그의 출생을 의심하며 계속 몰아내려 들었던 늙은 신하 몇의 목을 직접 베어 버렸다. 실로 귀신 같은 칼 놀림으로.
그리고 미처 날이 다 지나기도 전에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명령을 내렸다. 바로 '그 곳' 누구라도 입에 올리기조차 꺼리던 왕자들의 방문을 열라고 지시한 것이다.
- 안에서 무엇이 튀어나올 줄 알고 저러는 거요.
- 다 죽었을지도 몰라. 아니어 봤자 미친놈이겠지. 어째서 열려는지 원…
군데군데 보이는 격자창 뒤에서 누가 어떤 소리를 하건 눈길 하나 주지 않고, 마침내 젊은 술탄은 나무로 만들어진 두꺼운 문 앞에 섰다. 이제껏 석상처럼 그 곳에 묵묵히 서 있던 병사들이, 술탄의 등장에 당황해 양 옆으로 물러나 엎드린다.
“열어라.”
모두 침을 삼켰다. 두려운 일이 아닌가. 잠시 눈치를 보던 병사 하나가 땅에 이마를 비비며 뭔가를 말하려 했다.
“가, 감히 말씀 드리옵기 외람되오나, 저 안에 있는 것은…”
“네 놈의 목을 치기 전에 어서 열어라.”
호통소리도 아니었다. 협박조차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사실을 통보하는 담담한 목소리였다.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지금 술탄이 빼 든 칼로 인해 일어나게 될 사실을 알려주는 것뿐. 잠시 갈등하던 병사가 몸을 일으켜 동료와 눈짓을 나누고는, 바깥에 걸린 빗장을 둘이 함께 들어올린다. 음식을 넣고 감시하는 것은 거대한 문에 딸린 작은 문이었지, 이렇게 문이 완전히 열리는 것은 아예 처음이었다.
“조, 조심하시옵소서.”
빗장이 걸려 있던 고리를 손에 쥐고 힘껏 당기자, 거의 십 년을 움직인 적 없던 돌쩌귀가 힘겨운 소리를 내며 간신히 돌아간다. 시종 두엇이 가세한 뒤에야 문이 좀 제대로 움직이고, 마침내 두꺼운 문이 활짝 열렸다.
모두 술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가운데, 젊은 술탄만이 방 안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 방 안에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많은 아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하나하나, 어쩌면 한꺼번에 가 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곳에는 그러나 악취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 오물은 치웠지만 제대로 된 청소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귀인들이 얼굴을 가리며 뒤로 물러나는 가운데, 바깥 세상에서 자랐기에 악취도 참상도 아무렇지도 않은 술탄만이 곧은 걸음으로 문 안에 들어갔다.
벽에 간간히 보이는 갈색 자국은 오물보다는 아주 오래된 피처럼 보인다. 그 옆 아래쪽에는 바로 전 끼니를 먹었는지 음식 찌꺼기가 든 그릇이 한쪽 구석에 놓여 있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옷가지들을 뭉치고 쌓은 곳이 아마 생존자의 잠자리 역할을 해 주었겠지. 그 사실을 입증하듯, 한 남자가 그 앞에 앉아 있다.
“살아남은 것은 너 혼자인가?”
제대로 자르지 않아 멋대로 흩어진 머리에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남자가 눈이 부신 듯 고개를 들어 술탄을 응시한다. 흔들리던 눈동자는 회색으로 한 쪽만 보이고 있었다.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말하는 것인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그 손을 향해 다가간 젊은 술탄은 악취에 찌든 그 손을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담담한 얼굴로 마주 잡아주었다.
“나는 네 왕이다.”
“……”
쉰 듯 꺽꺽 대는 목소리가 간신히 공기를 울린다.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술탄은 처음으로 미소 지으며 그 남자에게 말해주었다.
“그러므로 말해주마. 이제 더 이상 이곳에 있지 않아도 된다.”
오랫동안 갇혀 있던 자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차 올라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술탄은 조용히 손을 뻗어 자기보다도 훨씬 큰 그 어깨를 끌어안아 주었다. 어느새 결국 눈물에 젖은 뺨에 입을 맞추며, 술탄은 조용히 그의 귀에만 들리도록 그를 불렀다.
- 형제여.
원래 이름조차 잊어버렸던 청년이 처음 본 '형제'는, 그토록 찬란하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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